“단정하고 밝고 따뜻한 집이었으면 했어요. 네덜란드로 교환학생을 갔던 시절, 그곳의 집들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거든요. 채광이 좋은 공간에 차분한 우드톤 가구가 자리하고,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취향이 담긴 오브제들이 곳곳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이었어요.”
“코로나가 유행하던 연애 시절에는 꽃시장에 가서 꽃을 사다가 집에서 꽃꽂이를 해보고 요리도 같이 해보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집에서 이런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것과 영화나 OTT를 보는 것, 이 두 가지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집에 대한 로망이 있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만의 취향으로 하나씩 채워지는 걸 기대했기 때문에, 그 베이스가 되어줄 수 있는 담백한 바탕 같은 집을 꿈꿨어요. 그러면서 집을 진정한 휴식과 안정감을 주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싶었죠.”
“둘이 함께 사는 공간이다 보니 저 혼자 취향대로만 꾸밀 수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서로 다른 니즈를 맞춰가는 과정 자체가 저희에게는 하나의 프로젝트 같았어요. 남편은 항상 '이게 우리 집에 왜 필요한가' 하는 기능성 관점으로 보고, 저는 어떤 분위기, 어떤 색감, 어떤 형태가 우리 집에 어울릴지를 먼저 생각하거든요.”
“남편은 무조건 모션소파를 놓고 싶어 했고, 저는 미니멀하고 등받이가 낮은 소파를 원했어요. 결국 멜버른 소파를 선택했는데, 아래는 리클라이닝이 되고 등받이도 틸팅으로 올라와서 평소에는 내려서 깔끔하게 정돈해두고, 편하게 휴식을 취할 때는 리클라이닝할 수 있어서 둘 다 만족하는 공간이 됐어요.”
“무난하고 합리적인 선택이 가구를 고를 때 제일 중요한 기준이에요. 질리지 않고 오래 쓸 수 있는 것에 대한 가치가 뚜렷한 편이거든요. 그런데 한 번은 그 기준에서 실패한 적도 있어요. 오픈형 선반장을 샀는데 서랍이나 문을 여닫을 때마다 계속 흔들리는 거예요. 건담 같은 걸 올려놓으면 다 넘어질 정도였어요. 그 일을 겪으면서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기준에 품질을 꼭 포함시켜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아침엔 정말 씻고 나가기 바쁜 편이라 저는 안방 드레스룸과 화장실을, 남편은 현관 쪽의 방과 화장실을 써서 동선이 겹치지 않게 준비해요. 퇴근하고 집에 오면 보통 남편이 요리를 하고 저는 집안 청소를 해요. 저녁을 먹고 나면 저는 거실에서 요가를, 남편은 식탁에서 건담을 만들거나 수학 문제를 풀거나 하면서 각자 시간을 보낼 때도 많아요.”
“주말 아침엔 제가 남편보다 좀 더 일찍 일어나요. 그러면 남편은 그대로 계속 자고 있고, 저는 (모션베드에서) 혼자 상체를 세워서 책을 읽어요. 사실 그러다 다시 잠들 때도 많아요. (웃음)”
“작은 방이 완전히 취미 방이 될 정도로 남편의 건담이랑 제가 모으는 오브제, 인형 같은 게 많이 늘었거든요. 식탁도 주말에 커피를 마시거나 노트북을 하거나, 남편이 문제집을 푸는 취미생활용으로 더 많이 쓰고 있어요.”
“그래도 저녁 식사는 매일 함께하는 편인데요. 거실에서 밥을 먹으면서 유튜브나 OTT를 함께 보며 얘기하는 걸 좋아해요. 요즘엔 '영업중'이라는 유튜브 콘텐츠에서 밸런스 게임 하는 걸 자주 봐요.”
“요즘에는 '무비나잇 20'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연말까지 함께 영화 스무 편을 보기로 한 건데요. 이동진 평론가가 높은 별점을 준 영화라던지 마블 시리즈를 정주행하는 거예요. 최근엔 를 보면서 저희 둘 다 요리하는 영화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기도 했어요. 일상 속에서 대화가 줄어드는 것 같았는데, 이런 시간을 함께 보내고 나면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는 대화 주제가 생겨서 좋아요.”
“같이 살아도 함께 힐링하는 시간을 갖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주말이라고 해도 남편이 당직을 서거나 약속이 있는 날도 있어서, 둘이 온전히 침대에서 늦잠도 자고 여유를 누리는 순간이 사실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럴 때마다 '집에서 이렇게 쉬는 시간이 참 소중하다'는 얘기를 자주 해요.”
“저는 각자의 회복 방식을 존중해주는 게 정말 건강한 관계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도 서로 충분한 대화와 공감대를 나누는 것. 그게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이기도 하고요. 일룸 모션가구는 저의 이런 생각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게 해줘요.”
“침실에 빔 프로젝터를 설치하려고 하고 있어요. 나중에는 매트리스를 살짝 떼어놓고 그 사이에 팝콘 같은 간식을 두고 영화를 보고 싶은데, 상상만 해도 정말 좋을 것 같아요.”
함께 산다는 건 서로의 취향을 하나로 맞추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가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하루를 보내다가도 저녁이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것. 그렇게 두 사람의 시간은 이 집에 3년 째 나란히 쌓여가고 있습니다.